2025년 봄, 대한민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야에 1조 8000억 원이라는 역대급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 얼핏 보기에 수치만 크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예산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기술 투자 그 이상이다. 이번 AI 추경의 핵심 내용과 글로벌 기술 흐름, 그리고 정치권의 입장에서 우리나라가 지금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출처 : 기획재정부
왜 지금, 왜 AI인가?
요즘 세계의 기술 판도를 보면 ‘AI가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이나 반도체가 경제 주도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생성형 AI, 초거대 언어모델(LLM), AI 반도체가 미래 권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손잡고 AI 슈퍼컴퓨터 구축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고,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산업 AI를 앞세워 새로운 기술굴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은 윤리와 규제를 앞세워 AI 통제를 시도 중이고, 일본도 국가 차원에서 AI 컴퓨팅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
그 해답이 바로 이번 1조 8000억 원 규모의 AI 추경과 국가 전략이다.
1.8조 AI 추경, 어디에 쓰이나?
정부는 이번 예산을 ‘AI 국가역량 강화’의 핵심 자원으로 본격 투입한다. 그 내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꽤 촘촘하고, 전략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 1) 컴퓨팅 인프라: GPU 전쟁의 한가운데
- 첨단 GPU 1만 장 확보: 약 1조 4600억 원을 들여 클러스터 기반의 컴퓨팅 인프라를 확충. 이는 국내외 AI 개발자들이 겪는 자원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선언이다.
- 민간 GPU 2600장 임차 지원: 즉시 수요를 채우기 위한 단기 처방도 병행된다.
▶️ 2) 국산 AI 반도체: NPU 상용화
- AI 산업의 ‘진짜 자립’을 위해선 하드웨어가 중요하다. 국산 NPU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752억 원이 투입된다.
- 온디바이스 AI, 해외 실증 지원 등 새로운 시장을 겨냥한 전략도 포함돼 있다.
▶️ 3) 초거대 언어모델: 한국판 GPT 육성
- ‘World Best LLM 프로젝트’에 1936억 원을 투입. 유망한 국내 팀을 5개 내외로 선발해 GPU, 데이터, 인력 등 자원을 3년간 집중 투입한다.
▶️ 4) 인재 육성 및 글로벌 경쟁
- 글로벌 AI 챌린지 개최 (100억 원)
- 해외 인재 유치 지원: 최대 연 20억 원 지원
- 박사후 연구원 400명 집중 양성 (300억 원)
▶️ 5) 창업·투자 생태계 확대
- 민관 합동으로 2000억 원 규모 AI 혁신펀드 조성
- AI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 세제 혜택 강화
세계는 지금 AI 전쟁 중
이 추경의 타이밍은 절묘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 패권을 두고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 초거대 AI 모델, AI 슈퍼컴퓨터에 전폭적인 투자. 구글, 오픈AI, 메타 등이 자체 언어모델 개발 중.
- 중국: 생성형 AI와 로봇 기술을 국방·제조에 활용하며 세계 기술 표준을 선점하려는 움직임.
- 유럽: AI 윤리와 투명성을 강조하는 법제화. 위험 기반 분류로 기술의 부작용을 사전에 제어.
- 일본: 국립 컴퓨팅 리소스를 공유하고, 생성형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 R&D 추진.
한국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지금처럼 인프라·모델·인재·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정치권도 AI를 중심으로 재편 중
이번 AI 추경은 기술정책일 뿐만 아니라 대선 공약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주요 정당들의 입장을 보면 AI를 바라보는 시각이 흥미롭다.
- 국민의힘: AI와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 민간 투자 활성화, 세제 혜택 확대.
- 더불어민주당: AI 윤리와 사회적 영향 대응. 일자리 재편과 불평등 해소를 정책 중심에 둔다.
- 조국혁신당: AI로 인한 양극화 방지, 공공AI 중심의 기술 활용, 노동권 보장 등을 강조.
즉,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정비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지금, 골든타임을 잡아야 할 때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미래 사회를 지배할 ‘권력’이다. 대한민국은 이번 추경을 계기로 본격적인 AI 강국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컴퓨팅 자원의 확보, 반도체 독립, 초거대 모델의 육성, 인재 유치까지 모든 축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다. 글로벌 기술질서 재편, 사회적 윤리 문제, 일자리 전환 등 복합적인 이슈를 균형 있게 풀어야만 진정한 AI G3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
📢 “1년 늦으면 3년 뒤처진다.”
지금 AI에 투자하는 것은 곧 미래에 대한 보험이다. 그 보험료를 지금 제대로 내고 있는가? 이제는 묻지 말고,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AI 교육의 대격변: 학교와 국가가 키우는 ‘미래 전문가’
‘AI는 곧 새로운 언어다.’
이제 인공지능을 모르고 살아가는 건 마치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는 것과 비슷한 시대가 오고 있다. 기술이 우리 삶에 점점 더 깊이 들어오면서, 학교와 사회 전체가 ‘AI 전문가 양성’이라는 과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AI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1. 학교 교육도 바뀌고 있다: 초·중·고 AI 커리큘럼 확대
정부는 초등학교부터 AI 기초 소양을 교육하는 방향으로 공교육 개편을 본격 추진 중이다.
- 초등·중학교: 코딩 교육에서 한발 더 나아가 ‘AI 윤리’ ‘데이터 리터러시’ 도입
- 고등학교: AI 특성화 고등학교 확대, 수학·과학과 AI 융합 교육 시범 운영
- AI 고교학점제: AI 관련 과목(데이터과학, 머신러닝 등)을 자유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
또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AI 교사 재교육’도 병행되면서, 교실 현장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2. 대학과 대학원: ‘AI 학과’가 핵심 경쟁력
대학에서는 AI 관련 전공이 새로운 인기 학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컴퓨터공학이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한 융합학과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 AI 전공 신설 및 확대: 서울대, KAIST, 포스텍, 연세대 등 주요 대학에 AI대학원, AI융합학과 개설
- AI+X 융합 교육: 의학AI, 금융AI, 법률AI 등 다학제적 전공 증가
- 산학연계 프로젝트: 삼성, LG, 네이버 등과 연계한 AI 실습·인턴십 과정 확대
- AI 대학원 국가 지원: 정부가 선정한 10여 개 AI 대학원에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 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까지 AI 석·박사급 인재 1만 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거대 AI 프로젝트와도 연계되어 실무형 연구자 양성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3. 민간 교육시장 & 온라인 학습 플랫폼도 급성장
AI는 정규 교육에서만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코세라, 유데미, 패스트캠퍼스, 엘리스 같은 민간 플랫폼들도 적극적으로 교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 입문자용 강의: 파이썬, 챗GPT 활용법, 데이터 분석 등
- 전문가 코스: 딥러닝, 자연어처리(NLP), AI 모델 배포까지 실무 중심
- 기업 재교육: KT, LG CNS, 네이버 등은 직원들을 위한 사내 AI 아카데미 운영
특히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이 비전공자 대상 AI 리스킬링(Reskilling) 과정에 몰리면서 시장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4. 국가 주도 AI 인재 양성 정책
정부도 정책적으로 강도 높은 ‘AI 전문가 양성’을 선언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 ‘AI 집중교육 프로그램’: 고졸자, 전직 희망자를 위한 집중 코딩·AI 부트캠프
- 박사 후 연구원 400명 집중 양성 (300억 원 규모)
- AI 보안 전문가 양성: 국정원·KISA와 협력하여 국가안보형 AI 보안 전문가 육성
- ‘AI 유니콘 캠프’: 청년 창업가와 스타트업을 위한 AI 창업 교육 및 자금 지원
특히 이번 1.8조 추경에도 인재 양성 부문이 핵심 축으로 포함돼 있어, 실무와 연계된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5. 글로벌은 지금? AI 교육 혁신 사례
🇺🇸 미국
- 초중등생 대상 ‘AI 리터러시’ 교육 필수화
- 구글·오픈AI 등과 연계한 AI 교육 콘텐츠 제작
🇨🇳 중국
- AI 교과서 전국 배포, 초등학교 3학년부터 머신러닝 교육
- 화웨이·바이두와 산학 프로그램 강화
🇯🇵 일본
- 국립 대학 중심으로 ‘AI 데이터사이언스 학부’ 개설
- 산업현장 직결형 AI 교육
AI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본 교양’이 되는 시대다. 학교는 미래 인재를 준비시키고, 대학은 융합형 전문가를 길러내며, 정부와 기업은 실무형 인재를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 결국 이 모든 흐름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 "당신은 AI를 도구로 다룰 수 있는가, 아니면 기술에 끌려갈 것인가?"
지금은 학생도, 직장인도, 공무원도, 모두가 AI를 배워야 할 시점이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부는 2025년 추경을 통해 AI와 디지털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사이버보안 강화, 인재 양성, 산업기반 고도화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와 같은 방향성은 최근 개최된 ‘제31회 정보통신망 정보보호 컨퍼런스(NetSec-KR 2025)’에서도 구체적인 기술·정책 내용으로 이어졌습니다.
AI 시대 보안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AI 혁신의 이면에 짙어지는 사이버 위협이 국가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하며, 기존의 사후 대응 중심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한 선제적 보안 대응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추경안에서 제시한 ‘AI 기반 사이버 방어체계 고도화’ 및 ‘사이버 스파이더(C-Spider) 시스템 구축’, ‘10만 보안인재 양성 로드맵’ 등과 맞물려, 정책과 기술의 실행선상에서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주요 정책 발표 및 기술세션 흐름
1. 사이버보안의 핵심 전략, AI
‘AI로 강화하는 사이버보안’을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정부 및 민간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AI 기반 보안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과기정통부 최우혁 정책관은 키노트에서 “보안 패러다임이 AI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하며, AI를 통해 공격 탐지부터 대응, 복구까지의 전 주기적 자동화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 올해부터 6개 주요 시스템을 통합 분석하는 AI 기반 ‘사이버 스파이더(C-Spider)’ 시스템 구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 1049억 원 규모의 ‘미래 보안기술 확보’ R&D 예산도 확보해 차세대 AI 보안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앞서 정부가 밝힌 AI 중심 디지털 대전환 전략과 보안 기술 독립을 위한 대규모 추경 투자와 일맥상통합니다.
2. 인재양성과 지역 보안역량 강화
또한 정부는 정보보호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컨퍼런스에서는 EOL(End of Life) 기술 대응, 재교육 체계, 중단기 인재양성 교육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고, 보안 전문가의 지역 분산 배치와 중소도시 기술 내재화까지 언급되며 균형 있는 디지털 보안 체계를 위한 청사진도 제시되었습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10만 명 인재 양성 계획”, 그리고 “지역 중심 보안 협력체계 구축” 방향성과 맞물려 실행 단계로 진입 중임을 보여줍니다.
3. 산업계의 실질적 기술 대응과 글로벌 협력
산업 현장에서는 DevSecOps, CNAPP 기반 멀티 클라우드 보안, IoT 및 CPS 보안, 양자내성암호(PQC), LLM 기반 보안 기술 등 최신 기술들을 중심으로 실전 보안 전략이 공유되었습니다.
- 특히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보안 벤더들이 참여한 세션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AI Red Team을 활용한 프롬프트 기반 위협 탐지 전략 등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논의되었습니다.
- 한국 정부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우디 등지에 정보보호 수출 거점을 구축 중인 배경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정부 정책과 산업 기술의 ‘현장 접목’
NetSec-KR 2025는 단순한 학술 세미나를 넘어, 정부 정책과 산업 기술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정부의 AI 중심 보안 강화 전략, 추경을 통한 디지털 인프라 확대, 그리고 보안 인재 생태계 구축 등의 정책이 단지 계획에 그치지 않고, 산업계와 학계,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실적 실천의 흐름임을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보안은 기술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AI가 있습니다.
다가오는 AI 시대, 우리는 보안 체계의 전환을 통해 ‘가장 안전한 디지털 국가’로 도약하는 중입니다.
NetSec-KR 2025는 그 변화의 전초기지이자, 정책과 기술이 만나는 플랫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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